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승자의 저주’, 또는 ‘승자의 재앙’현상이 목포시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승자의 저주는 기업문화에서 쓰이는 용어로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 승리를 했지만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목포시는 전남도청 유치를 위해 여수시 등 동부권 지역과 치열한 경합을 전개했고 결국 유치에 성공, 전남도청은 지난 2005년 10월 남악신도시로 입주했다.
전남도청이 광주광역시에서 목포시 인근 남악신도시로 이전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이 됐고, 이에 따라 장미 빛 청사진도 그려졌다.
그러나 전남도청이 2005년 10월 이전된지 10년이 지났지만 목포시는 ‘승자의 저주’를 받듯이 인구가 급격히 빠져나갔고, 원도심 공동화에 이어 하당 신도심 공동화의 현실 앞에 놓였다.
여기에 무안군 행정관할구역인 남악신도시에 롯데아울렛이라는 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침체된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지난 7월에 발표한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전남도청이 남악신도시에 들어선지 10년째인 올해 주택 대출은 2.7배 늘었으며, 목포시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가계부채로 인한 경기침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악신도시 인구의 63.4%가 목포시에서 전입했던 것으로 분석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도청 소재지는 행정구역상 목포시가 아닌 무안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남도청 소재지 남악신도시의 개발은 목포시로서는 독(毒)이 된 셈이다.
남악신도시 개발은 아파트 공급물량 증가로 주거문화가 주택에서 아파트로 변모됐다. 2006년 이후 남악신도시에 분양된 아파트는 1만3천 가구에 달하는데 특히 무안군 삼향읍의 분양물량(6,840가구)은 무안군 전체 아파트의 63.6%에 이르고 있다.
무안군의 경우 전남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주거형태에서 아파트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남악신도시는 도시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목포시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 시켰다. 목포시 원도심 인구는 2004년 말 12만 명에서 2014년 말 9만1천 명으로 3만 명이 감소했다.
원도심 인구의 약 1/4이 목포 신도심이나 남악신도시가 소재한 무안군 삼향읍으로 이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시 원도심 인구 감소에 따라 원도심에 소재한 초등학교와 학급, 학생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2005년 이후 10년간 원도심의 3개 초등학교가 휴폐교된 가운데 학급수와 학생 수가 각각 118개, 4,938명 감소했다.
▲ 목포 도시 규모, 5위로 추락
전남도청의 무안소재지 이전은 목포시에 도리어 역차별을 가져왔다. 전남도청이 있다는 이유로 혁신도시 등 각종 중앙정부 사업이나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에 소외됐다.
여수세계박람회, 순천정원박람회, 광양창조경제센터 등 주요 인프라구축 사업에 목포시는 철저히 소외됐다. 목포시 인근 무안군에 전남도청이 있다는 것 외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별로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도리어 남악신도시 무안군 행정구역 개발로 목포시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상권 또한 남악신도시로의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남도가 발표한 2015년 9월 재산세 시군별 현황을 보면, 목포시는 도시지역인 여수, 순천, 광양, 나주에 이어 5위로 추락했다. 행정 제1의 도시지만 도시 규모는 전남지역 도시 지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관련기사 3면>
만년 꼴찌였던 나주시는 혁신도시의 여파로 급속하게 도시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지난해 5위였지만 올해 목포시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남악신도시 개발로 무안군의 재산세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으며, 올해 70억 원으로 목포시 118억 원과 48억 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악신도시에 조만간 대형쇼핑몰인 롯데아울렛과 주변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면, 목포시는 무안군에 뒤쳐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전남도청 남악신도시 개발 목포시 상권 초토화
지역사회에서는 인구유입이 없으면서 전남도청 남악신도시 개발은 도리어 목포시의 지역경제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청 소재 남악신도시는 행정구역상 무안군에 위치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권은 목포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무안군이 롯데아울렛의 허가를 해준 것에 대해 지역사회는 물론 지역 상인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악신도시는 무안군청 소재지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무안군은 지역경제 어려움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무안군은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나 의견수렴 없이 롯데아울렛 허가를 내준 뒤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역공을 받았다. 실제 무안군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무안군은 공식적인 주민설명회나 여론조사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남악신도시가 건설됨에 따라 롯데 측은 전남도청 소재지에 대형 쇼핑몰 계획을 추진했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목포시가 떠안겨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아울렛은 목포시 인구 24만 명과 남악신도시 무안군 삼향읍 인구 3만 명 총 27만 명의 지역에 들어서게 된다.
따라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목포시는 계속 쇠퇴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진영기자
<목포타임즈신문 제150호 2015년 9월 23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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