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6 22:12 (수)
호남타임즈 “꿈 IN 房” 1호 시각장애인 세계 최초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래머 송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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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타임즈 “꿈 IN 房” 1호 시각장애인 세계 최초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래머 송경태
  • 호남타임즈 기자
  • 승인 2022.06.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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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타임즈 특별기획 “꿈 IN 房” 1호 주인공을 만나다
왼쪽부터 이남수 선교사, 정진영 발행인, 송경태 박사, 김철진 교수.
왼쪽부터 이남수 선교사, 정진영 발행인, 송경태 박사, 김철진 교수.

호남타임즈 특별기획 “꿈 IN 房” 1호 주인공을 만나다

▲신의 숨결 사하라 저자 송경태 ▲사회복지학박사, 1급 시각장애인 ▲세계 4대 극한 사막마라톤 그랜드 슬램 달성 ▲헬렌켈러 재단 이사장, 전북장애인신문 발행인 ▲그랜드캐넌 271Km 완주, 나브미 및 타클라마칸사막 완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A,B,C 등정, 로키산맥 스큐아뮈시 치프봉 거벽 등반

한 청년이 빛을 잃었다. 스물두 살, 그 푸른 나이에 눈부신 태양, 푸른 하늘, 아름다운 꽃, 초록색 대지, 사랑하는 사람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빛과 색채와 형태를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송경태, 그는 1982년 7월 20일, 군에 입대를 한지 40일 만에 수류탄 폭발 사고로 두 눈을 잃었다. 여섯 달 동안 광주통합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의병제대를 했다. 제대, 그의 생이 끝나는 날까지 이어질 암흑 속으로의 출발이었다.

사하라사막은 가혹하다 못해 잔인함의 극치를 이루는 땅이었다. 이글거리는 태양, 섭씨 50도가 넘는 지표 온도, 가공할 모래폭풍, 체력을 빨아들이는 모래구릉, 돌투성이 황무지, 소금이 굳어진 석회암 지대, 40도에 이르는 낮과 밤의 일교차,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신이 버린 대지였다.

혀에서 분비되는 침마저도 고갈되고, 온 몸의 세포가 고통으로 신음하고, 표피가 벗겨져 피가 흐르는 발로 사하라사막을 달렸다. 남들이 세 걸음을 내디딜 때 한 걸음을 내딛고, 남들이 평지를 밟을 때 뾰족한 돌부리를 밟고, 남들이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스틱을 사용할 때 발 앞의 장애물을 확인하기 위해 스틱을 짚으며 달렸다.

6박 7일 동안 먹을 양식을 담은 배낭을 짊어지고 사막을 달렸다. 부르튼 발바닥의 통증, 목이 타는 갈증, 모래폭풍의 공포, 세포가 타들어 가는 고통, 분열되기 직전의 정신상태로 사하라사막을 달렸다. 공격적이고 야만적인 땅, 생명에 대한 배려와 관용이 눈곱만큼도 없는 땅, 사하라사막에서 고통의 극점을 향해 달렸다.

SBS 유튜브 캡처. 송경태 아들의 눈으로 사막을 달린다.
SBS 유튜브 캡처. 송경태 아들의 눈으로 사막을 달린다.

그에게 모래구릉을 넘는 것은 체력이 아니라 의지였다. 모래에 빠진 발목을 빼는 것은 반복 되는 행동의 관성이 아니었다. ‘모래에서 발을 빼지 못하면 죽어. 어서 발을 빼’라는 생명의 명령을 수행하는 의지였다. 사막의 속성은 증발이었다. 땀, 체력, 생명, 강, 호수, 왕국까지도 사막에서는 증발한다. 사막의 역사까지도.

송경태, 그는 인간의 사고까지도 하얗게 증발시켜 버리는 사하라사막에서 레이스를 하며 소중한 것을 터득했다. 그건 바로 겸허함에서 우러나오는 생명의 힘이었다.

미증유의 증발의 대지에서 한 방울의 물 같은 자신의 존재 속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의 위대한 힘을 터득했다. 염분이 증발되어 고체화된 백사막의 냉혹한 우아함 속에는 잔인함이 도사리고 있었다. 백색 대지의 복사열은 생명체로서의 인간의 존엄성을 가차 없이 무시하고 있었다. 송경태, 그는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지닌 생명에게 가하는 가혹행위인 사하라사막 레이스를 통해서 위대한 생명의 힘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토록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건 그 가혹한 대지에서 한 방울의 물 같은 생명 속에 내재되어 있는 위대한 힘에서 터득한 철학이었다. 사막은 길이면서도 길이 아니었다. 사막에는 길이 있으면서도 길이 없었다. 체력이 고갈된 인간의 의지까지 빨아들이는 모래구릉은 고통마저 말려버리는 극한의 인내만을 요구했다. 세 걸음을 옮기면 두 걸음이 미끄러지는 모래구릉을 오르며 그는 사하라사막에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송경태의 글은 감동적이다. 1급 시각장애인이 사하라사막 250Km를 완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6박 7일 동안 레이스를 하면서 그려낸 내면세계에 대한 성찰이 울림 깊은 감동을 준다.

그의 글은 군더더기 없는 유려한 문장으로 정신세계에 대한 뛰어난 묘사가 탁월하다. 특히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막에 대한 묘사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긴 여운이 남게 한다.

‘삼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이라는 시집과 ‘나는 희망을 꿈꾸지 않는다’라는 수필집을 출간했으니 그의 글 솜씨는 이미 검증을 거친 셈이다.

전라북도에 최초로 시각장애인 도서관을 설립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신문까지 발행하고 있는 걸로 미루어보면 그의 능력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SBS 유튜브 송경태 아카타마 사막 마라톤 아들의 눈으로 사막을 달린다 캡처.
SBS 유튜브 송경태 아카타마 사막 마라톤 아들의 눈으로 사막을 달린다 캡처.

송경태는 사하라사막 레이스 이후에도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 아프리카의 나미브사막, 칠레의 아타카마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다.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사막을 완주한 사람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남극대륙 250Km 레이스까지 마친 어드벤처 레이스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이다.

그 밖에도 목포에서 임진각까지,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두 차례 국토 도보 종단, 한라산과 백두산 등정, 필라델피아에서 LA까지 석 달에 걸친 미대륙 횡단까지 했다.

52시간, 3박 4일 동안 로키 산맥 스쿼머시 치프봉의 607미터에 달하는 수직 거벽 등반은 그가 초인 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놀라운 업적이다.

송경태,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슈퍼스타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스타들과는 격이 다른 진정한 의미의 슈퍼스타이다.

송경태, 그는 희망의 화신이다. 부르튼 발바닥의 통증, 목이 타는 갈증, 모래폭풍의 공포, 세포가 타들어가는 고통, 분열되기 직전의 정신상태로 사하라사막 250Km를 달렸다. 공격적이고 야만적이며 생명에 대한 배려가 눈곱만큼도 없는 사하라 사막에서 고통의 극점을 향해 달렸다. 그 고통의 극점에는 그만이 볼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눈을 뜨면 세상이 열리고 눈을 감으면 앞이 캄캄해지는 정안인(正眼人)들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도전이요, 삶의 경지다. 인간의 욕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의 실명은 더 크고 더 깊고 더 머나먼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김철진 광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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