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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의 대화 … 주민 동원 “오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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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의 대화 … 주민 동원 “오메 힘들어~”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3.02.2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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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지시 없다지만 다른 동과 비교 평가 줄 세우기
단체장 생색내기 행사, 몸은 참석하지만 불만 가득

동원 지시 없다지만 다른 동과 비교 평가 줄 세우기
단체장 생색내기 행사, 몸은 참석하지만 불만 가득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정신을 차린 단체장들이 구정이 지나면서 너도나도 시민과의 대화를 개최하면서, 시책홍보를 알리고 있다.

시장 군수 등 단체장이 바꿔진 지역을 비롯하여 재선, 3선 고지에 오른 단체장들도 시민과의 대화 또는 군민과의 대화라는 명칭으로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시민과의 대화는 지역 기초의원인 시‧군의원과 광역의원인 시‧도의원도 참석하고 있다.

시민과의 대화는 적절하게 시장·군수 표창을 수여하면서 주민들을 격려하고, 시책홍보를 하고 있다. 시책홍보는 교묘하게 단체장 업적을 알리는 도구로도 이용되고 있다. 주민 건의도 받는다고 하지만 건의자 수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사전 각본에 의한 것으로도 오해를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일부 시군은 서면으로도 건의를 받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주로 읍‧면‧동 단위로 개최되는 행사에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항목은 참석 인원. 참석 인원의 규모 또는 성향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분위기가 결정됨에 따라 준비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읍면동 장들은 피가 말리는 상황을 체험하고 있다.

일선 시‧군 주무 부서는 한결같이 인원 동원 등에 대해 “어떠한 지시도 없었고, 할 수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읍면동은 ‘지시’ 보다는 ‘무언의 압박’에 더 심리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

만약 참석 인원이 저조하면 나태하거나 게으른 직원이고, 단체장과 반대 성향의 주민들이 다수 참석하면 대놓고 반기를 드는 직원으로 입방아에 오르면서 단체장에 반대하는 인물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이는 추후 인사발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기 때문에 읍면동 장들은 통장, 새마을 임원, 각 자생조직 등 인력 풀을 가동하여 행사장에 인원을 채우고 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준비하는 일부 읍면동 장들은 “시장‧군수가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데 행사장에 주민이 가득 찬 가운데 진행하는 것이 예의지 않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행사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하도 부탁하기에 참석했는데 시장‧군수가 바뀌어도 주민들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 자랑하는 것은 똑같고, 생색내는 것도 똑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진영기자

<2023년 2월 23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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