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이하여”
한일 월드컵으로 뜨거웠던 여름인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였다. 우리 해군 고속정 4척은 교전수칙대로 대응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6명이 전사하였고 18명이 부상당했다.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백령도 남서쪽 약 1km 지점에서 초계임무 수행 중이었던 천안함이 북한 해군 잠수정 어뢰에 공격당해 선체가 침몰되어 46명이 전사하였다. 2011년 11월 23일에 연평도에 포격이 가해졌다. 정전 협정이래 최초의 민간 거주 구역에 대한 포격이었다. 그 과정에서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였다.
‘제 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으로 55명의 용사들이 서해를 수호하다가 전사하였고, 정부는 이들 서해수호 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전사자가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사건 일을 기준으로 3월 네 번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제정하였다.
위 사건이 일어났던 연평도와 백령도는, 6.25전쟁의 정전협정 당시에 북측에 양보하지 않고 유엔군 사령부 예하로 편입되었다가 이후 대한민국 영토로 반환된 섬으로 대청도, 소청도, 우도와 함께 서해 5도로 불리는 서해안 최전방의 군사적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부딪히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이후로도, 한반도 내에 긴장관계는 계속되었고, 북한은 끊임없이 우리를 도발해왔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이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휴전중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이런 군사적 긴장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 북방한계선이 맞닿아있는 최전방을 지키는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며, 55인의 서해수호 용사는 이 나라의 평화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다가 전사하였다. 그들이 있었기에 서해가 수호될 수 있었고 대한민국의 평화가, 우리들의 일상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렇게 이 땅의 누구도 그들에게 빚을 지지 않고 살아가는 이는 없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변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서해를 수호했던 사건들을 기억하고, 우리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서해수호 용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이 나라에 대한 충성과 희생에 대해, 유일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다가오는 서해수호의 날, 서해수호 55용사를 기억하고, 그들로 인해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누릴 수 있음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나아가 지금도 최전방에서 서해를 수호하고 있는 국군장병에게 감사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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