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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작가 조순현, 온금동 연가(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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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작가 조순현, 온금동 연가(戀歌)
  • 호남타임즈
  • 승인 2018.10.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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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도심 속 찾아가는 미술관 지역과 장르를 넘어서 시대정신 展

▲ 조순현 작가
사계절 하늘로 통하는 유달산을 휘돌아 나가는 해조(海潮)를 벗 삼아 옹기종기 비벼대며 살아가는 곳, 여기가 온금동이다.

들쭉날쭉 이어지다 사라지는 시멘트 돌계단과 낮은 담장너머 슬레이트 지붕에서 툇마루로 이어지는, 한 뼘의 마당이 자리한 이곳이 바로 온금동이다.

담장 빈틈을 비집고 피어난 들꽃 하나마저도 애틋한 마을! 100년 도시의 변두리 애환이 빼곡한 이곳은 가파른 언덕만큼이나 고달픈 노정(路程)의 나날이 새겨진 마을이다.

넉넉한 텃밭하나 없는 옹색한 마을이지만 비바람 풍랑

▲ 눈내리는 온금동.
이 휩쓸고 지나도 당당히 버텨내며, 지워지지 않는 비릿한 삶의 향기가 가득 찬 마을이다.

군더더기 치장조차 없이 헐벗고 남루한 맨살을 드러낸 가식 없는 순정한 마을! 石柱 같은 깡깡한 바위에 바다갈매기 때처럼 옹기종기 모여 않은 마을, 모정처럼 안겨 울고 싶은 마을... 사람들이 온금동을 찾는 까닭이다.

조순현의 온금동은 오래된 목선(木船)에 매달려 흔들리는 깃발처럼 낡고 무딘, 그 무엇이 사무치게 후비고 지나간다.

손 흔드는 누군가가 아른거리는... 향수인지 그리움인지는 모를 서정으로 가득하다.

조순현의 온금동 가을풍경은 달구지를 끄는 황소의 뒷모습처럼 안쓰럽게 정겹다가도 이내 슬픔으로 멀어져 간다.

마치 나사 풀린 둔탁한 낭만이 바퀴자국을 남기고 사라져 가는 그런 깊은 아쉬움이 묻어나 있다.

조순현의 온금동 겨울풍경은 덧대고 이어붙인 지붕과 골목사이를 비단 빛 흰색 물감으로 가득 채워, 상심의 상처를 자장가로 토닥거린다.

조순현의 온금동 저녁풍경은 여명에 밀려 소멸하는 샛별처럼 시리도록 애틋한 간절한 염원의 불빛이 아른거린다.

그래서 조순현이 그려낸 이 언덕마을 온금동에 이름을 붙인다면 ‘조순현의 온금동 연가(戀歌)’라 부르고 싶다.

조순현
Soon Hyeon, Cho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2018년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국지회 교류전, 남도미술 강진에 꽃피우다(강진 아트홀)
제9회 전남여성작가회 초대전, 천년의 빛과 향기전(영광 예술의전당)
제12회 남도산하 (오거리 문화센터)
시대의작가전(신선미술관, 성옥기념관)
하버아트페어(홍콩 상그릴라호텔)
세월호 3주기특별전, 나비야집에가자전(신항만)
전남여성작가회(함평 군립미술관)
목포아티스트 페스티벌(목포대학교 박물관)
전업작가회 창립전, 개인전, 단체전, 다수
현) 성옥문화재단 학예실장, 전남여성 작가회, 문화예술단체 노적봉, 민족미술인협회

<호남타임즈신문 2018년 9월 12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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