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의회 “공모 당시부터 조례와 달라 … 앞선 후보자 지명, 절차적 하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사청문 앞두고 부시장 명칭·분장사무 조례 선제 정비
특별시의회 “공모 당시부터 조례와 달라 … 앞선 후보자 지명, 절차적 하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지방직 부시장 시민추천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시민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검증하는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지방의회의 견제·감시 기능, 집행부의 안정적인 인사 및 행정 운영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지방직 부시장 시민추천제를 둘러싸고 집행부와 시의회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쟁점은 시민추천 과정에서 제시된 후보자 추천 분야가 현행 조례에 규정된 지방직 부시장 직위와 업무분장에 부합했느냐는 것이다. 특별시는 인사청문에 앞서 관련 조례를 개정해 시민추천 분야와 실제 부시장이 맡게 될 업무를 명확히 연결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특별시의회는 공모 당시부터 현행 조례와 다른 분야로 추천 절차가 진행된 만큼 사후적인 조례 개정만으로 절차적 문제가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특별시 “시민추천 분야와 실제 업무 연결…조례 선제 정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시민추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해소하기 위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조례에는 인사청문 대상인 지방직 부시장 직위가 ‘문화산업부시장’과 ‘경제농림부시장’으로 구분돼 있고 각각의 분장사무가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 시민추천 과정에서는 ‘산업·일자리·경제·노동·첨단주력산업’ 분야와 ‘시민주권·청년인구정책·보건복지·양성평등’ 분야를 중심으로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특별시는 이 같은 분야와 현행 부시장 직위 및 분장사무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인사청문회에 앞서 부시장 명칭과 분장사무를 정비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특별시 측은 시민이 추천하고 검증한 후보자가 임명된 뒤 실제 어떤 직위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시민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시민추천 과정에서 제시한 전문 분야와 실제 담당 업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조례를 정비함으로써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특별시는 조례 개정뿐 아니라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 안정적인 시정 운영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 체계 구축을 위해 시의회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단 간담회와 실·국 및 상임위원회 간 정기 간담회 등을 통해 의회와의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별시 관계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관련 조례를 선제적으로 정비해 시민추천 분야와 실제 부시장이 담당할 업무가 보다 명확하게 연결되도록 하겠다”며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제기되는 우려와 쟁점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특별시의 독선적인 행정에 비판하고 있다. 부시장 시민추천과 관련하여 기자간담회, 특별시의회 이의제기 등 수차례 지적이 있었다.
특별시는 이를 무시하고 진행하다 특별시의회에서 10일(월)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을 원안 가결할 뜻을 보이자, 9일(일) 저녁 8시 25분 보도자료를 통해 조례정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 특별시의회 “공모부터 조례와 불일치 … 후보자 지명으로 하자 치유 안 돼”
반면 특별시의회는 문제의 핵심이 단순히 현재의 업무분장을 정비하는 데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10일 제2회 임시회 폐회중 제3차 회의를 열고 ‘부시장 시민추천제 추진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을 원안 가결했다.
이에 따라 14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비롯해 시민추천제 추진 관계공무원 5명을 출석시켜 시민추천제의 추진 근거와 경위, 공모 분야 결정 과정 등을 확인한다.
운영위가 문제 삼는 부분은 시민추천 공모 분야와 현행 조례상 부시장 업무분장의 불일치다.
시의회에 따르면 현행 조례상 지방직 부시장은 ‘문화산업부시장’과 ‘경제농림부시장’으로 규정돼 있지만, 시민추천 공모에는 ‘시민주권·청년인구정책·보건복지·양성평등’ 등의 분야가 포함됐다.
운영위는 이 가운데 청년·인구·보건복지 등의 분야는 국가직 부시장 업무와 관련된 사무가 포함돼 있으며, 지방직 부시장에게 규정된 업무와도 혼재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시의회는 이 같은 불일치 문제를 후보자 지명 이전부터 제기해 왔음에도 특별시가 별도의 시정이나 조례 개정 없이 시민추천 공모와 자격심사, 후보자 지명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특별시는 지난 6일 후보자 지명 절차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인사청문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시민추천제가 어떤 근거와 절차에 따라 추진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회운영위원회는 14일 ▲부시장 시민추천제 추진 근거와 경위 ▲현행 조례와 다른 분야로 공모한 사유 ▲공모 분야 결정 과정과 검토 주체 ▲후보자 검증·지명 과정 ▲절차상 논란에 대한 향후 조치계획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예정이다.
운영위는 집행부의 답변과 관련 자료를 토대로 시민추천제 추진 과정의 적절성을 검증한 뒤 인사청문에 대한 대응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신민호 의회운영위원장은 “의회가 사전에 조례와 공모 내용의 불일치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아무런 시정 없이 후보자를 지명한 뒤 인사청문을 요구하는 것은 의회의 견제·감시 기능을 형식적인 절차로 만드는 것이다”며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해서 앞선 절차적 하자까지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 핵심 쟁점은 ‘조례 개정의 시점’과 ‘절차적 하자 여부’
이번 논란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은 결국 조례와 공모 분야의 불일치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하느냐로 모인다.
특별시는 현행 조례와 시민추천 분야 사이의 차이가 실제 후보자의 직무 수행 과정에서 혼선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인사청문에 앞서 조례를 개정해 직위와 분장사무를 현실에 맞게 정비하면 시민추천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시의회는 조례 개정의 필요성 자체보다 시민추천 공모와 후보자 검증이 진행될 당시 어떤 규정에 근거했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공모와 후보자 지명이라는 주요 절차가 이미 진행된 이후 조례를 바꾸는 것이 과거의 절차적 문제까지 소급해 해소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 열릴 관계공무원 출석 과정에서 시민추천 분야를 결정한 근거와 검토 과정, 현행 조례와의 불일치를 인지했는지 여부, 조례 개정이 언제부터 검토됐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인사청문회 정당성 논란으로 확산될지 주목
또 다른 변수는 인사청문회다.
특별시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요청할 경우 시의회는 정해진 기간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시의회가 14일 관계공무원 출석과 자료 검토를 통해 절차상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검증이나 대응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특별시가 조례 개정안을 제출할 경우에도 시의회의 심의와 의결이라는 또 하나의 절차가 남는다. 따라서 양측이 조례 개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개정 시점과 개정의 법적·절차적 효과에 대한 인식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부시장 업무분장의 문제를 넘어 시민추천제라는 새로운 인사 방식이 실제 행정체계와 어떻게 결합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민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검증하는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지방의회의 견제·감시 기능, 집행부의 안정적인 인사 및 행정 운영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14일 특별시장과 관계공무원들의 의회 출석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어느 정도 좁혀질지가 향후 인사청문회의 정당성과 부시장 시민추천제의 제도적 신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정진영
‧ 호남타임즈신문 회장
‧ 목포타임즈신문 회장
‧ 행정학박사
‧ 사회복지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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