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식량안보로서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2020년 전국 최초 도입을 추진해온 ‘농어민 공익수당’의 관련 조례가 전라남도의회의 찬반토론 등 성숙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 의결돼 빛을 보게 됐다.
전라남도의회(의장 이용재)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농수산위원회에서 심사해 상정한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 대안조례’를 통과시켰다.
도의회는 조례 통과에 앞서 이보라미 의원과, 최현주 의원의 반대토론과 김성일 농수산위원장, 임종기 의원의 찬성토론을 거친 후 표결에 붙였다. 표결에서는 찬성 47명, 반대 3명, 기권 2명으로 최종 통과됐다.
이용재 도의장은 이날 일부에서 조례안 보류 요청과 이에 따른 찬반 토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회의를 원활하게 진행, 성숙한 지방의회의 모습을 보여줬다.
조례가 통과함에 따라 전라남도는 전국 최초로 농어민 24만3천 명에게 연간 60만 원을 2020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균분해 농어민 공익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게 됐다.
농어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해 식량 공급, 환경 보전, 식량 안보 등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무역수지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면서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농어촌은 저출산, 고령화와 청년인구 유출이 심화돼 지역의 존립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수산물 수입 개방과 수급 불안으로 농어가 소득은 정체되고 도·농 간 소득 격차도 심화돼 왔다.
이에 따라 농어업의 중심인 전라남도가 농어업의 공익적·다원적 기능을 촉진하고 인구 감소, 고령화 등 농어촌 문제를 해결해 지속가능한 농어촌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농어민 공익수당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게 된 것이다.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 대상은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라 경영정보를 등록한 경영주로서 신청 연도 1월 1일 전(2019년 1월 1일 기준) 1년 이상 전남에 주소를 두고, 신청 연도 1월 1일 전 1년 이상 계속해서 농어업에 종사한 사람이다.
다만 농어업외 소득이 3,700만 원 이상, 직불금 등 보조금 부정수급자,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과 세대를 같이하는 사람, 경영주와 세대를 같이하면서 세대를 분리한 사람 등은 지원에서 제외된다.
지급 금액은 경영주 1인당 연 60만 원으로, 올 하반기에 ‘전라남도 농어민 공익수당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하게 된다. 소요 예산은 1,459억 원으로 전라남도가 40%, 시군이 60%를 부담하게 된다.
시군 지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지류, 카드, 모바일)로 지급해 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선순환 경제체제를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남도는 2020년 본예산에 도비 584억 원과 시군비 875억 원 등 1,459억 원을 확보하고 부정수급 방지 및 지역화폐 발행 등 세부지침을 마련해 2020년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서은수 전라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농어민 공익수당 도입은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는 첫 출발점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정부정책으로 추진되도록 해 농어민 삶의 질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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